5. 벤토나이트의 또 다른 이름

벤토나이트란 이름은 1898년 미국 몬태나 주 벤톤 요새(Fort Benton) 부근에서 이 광석을 발견한 지질학자가 그 곳의 지명을 따서 벤토나이트(Bentonite)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이보다 50년 전 프랑스 몬모릴로 지방에서 같은 종류의 암석을 발견한 지질학자는 그곳 지명을 따서 몬모릴로나이트(Montmorillonite)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이름을 따서 테일러라이트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Fuller's Earth라고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벤토나이트는 상품(商品) 이름이고 광물 이름은 몬모릴로나이트라고 해야 맞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몬모릴로나이트는 상품(上品)이고 벤토나이트는 하품(下品)이라고도 합니다.

벤토나이트 이름이 왜 이리도 많은 것일까요? 옛날이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아서 같은 것을 놓고도 서로 다른 이름을 붙였다고 하더라도 지금에 와서는 교통정리를 하지 않은 지질학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벤토나이트에 관한 연구가 전무하므로 우리나라 학자들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화산재의 속성(續成)작용으로 만들어 진 것을 싸잡아 클레이(Clay)라고 합니다. 우리는 Clay 하면 점토로 번역하고, 점토하면 진흙을 연상하는데 미국에서는 Clay하면 벤토나이트를 의미합니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Clay의 가계도(家系圖)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말하는 Clay에는 다음의 7개의 가계(family) 또는 군(群, group) 이 있습니다. 이 7개 그룹 내에서 다시 수백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왜 이리도 가계가 복잡하고 종류가 많을까요? 천연제품이라서 그렇습니다. 화산재가 제멋대로 날라 가서 떨어진 호수나 바다의 지형이 다르고 또 호수나 바다로 유입되는 강물이 다르고 수천만 년 동안 강물에 실려 오는 화산재나 각종 미네랄이 다르다 보니 벤토나이트 광산마다 그 구조나 성분이 조금씩 다 다르게 형성이 된 것입니다. 아무튼 미국식 분류에 따른 7개 group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카올린 그룹(Kaoline group)

2. 일라이트 그룹(Illite group)

3. 스멕타이트 그룹(Smectite group)

4. 클로라이트 그룹(Chlorite group)

5. 버미큐라이트 그룹(Vermiculite group)

6. 믹스트레이어 그룹(Mixed-layer group)

7. 라스폼 그룹(Lath-form group)
 

  위에 7개 그룹은 같은 Clay family 이므로 공통점도 있으나 이름을 달리하는 이유는 그 성분이나 용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1)카올린은 카오펙타이트와 같은 설사제 아니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止 瀉劑)로 쓰입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미네랄 보충제로 팔기도 한다는데 지사제 이외의 용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2) 일라이트는 미국의 일리노이주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어떤 화장품 회사 에서는 머드제품으로 만들어서 팔기도 하는데 주로 공업용으로 쓰인다고 합 니다.

3) 클로라이트는 연마나 세척기능이 있어 공업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4) 버미큐라이트도 도자기 공장 등 공업용으로 쓰입니다.

5) Mixed-layer 나 Lath-form은 그 이름이 암시하듯이 이것 저것이 섞인 것 입니다.

이 7개 그룹에서 가장 특이한 성질을 가진 것이 스멕타이트 그룹입니다. 스멕타이트 그룹의 소디움(소금)벤토나이트는 팽윤성이 탁월하고, 칼슘벤토나이트 만이 흡착과 흡수, 다시 말해서 자석과 스펀지 기능이 탁월합니다. 그래서 칼슘벤토나이트를 취급하는 사람들은 우리 집안이 스멕타이트 집안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어디에 속한지도 모르면 족보도 없는 물건인 것이지요.